[23-11-21] ‘대전’ 브랜드 혁신의 아이콘… 새 지역가치를 창출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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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민의 사랑방 대전사회혁신센터]
바쁘디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잃어버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렸을 적 이사 온 이웃이 인사를 한다며 이사떡을 들고 이웃집을 방문하던 모습, 집 열쇠를 놓고 온 날 부모님이 외출했을 때 잠시 옆집에 들러 맛있는 간식을 먹던 기억. 모두 정(情)에 기반한 우리네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情)의 실종이다. 이젠 신문의 미담 기사로만 찾아볼 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얘기한다. 삭막하다고. 어렸을 적 우리는 어디서든 따뜻한 정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실태를 아쉬워하며 옛날을 그리워한다. 향수다. 그래서 대전시사회혁신센터는 대전시민 간 소통을 확대하는 사회적 실험에 나섰다. 대전에 거주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에게 혁신센터를 대전시민의 소통 공간으로 제공해보자는 것이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었는데 결과는 예상외로 대성공이다. 혁신센터는 더 이상 시민의 소통 공간이 아니다. 시민의 사랑방이다.
혁신센터 설립 취지는 사회혁신을 위한 지역거점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자발적인 논의와 참여에서 시작된 소통이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사회혁신을 경험하고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취지에 걸맞게 혁신센터는 다양한 사회적 실험을 진행하며 소통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시민을 혁신센터라는 사랑방으로 모아 이들에게 커뮤니티 형성의 기회를 제공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끄적끄적 대전’,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만들고 싶은 시민에게 ‘그림책 작가 대전’, 가족 단위 아동극 공연을 선보이는 ‘키즈 플레이 대전’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단순히 지역 소모임 형식으로 생각하기엔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끄적끄적은 자신이 거주하는 대전에서의 일상을 에세이로 써보는 형식이었는데 3회차 프로그램에 무려 82명의 시민이 신청했다. 자신의 보통적인 일상을 천천히 정리해보고 싶은 이들이 적잖았단 뜻이다. 역시 세 차례 진행됐던 그림책 작가에는 106명이 신청했고 키즈 플레이엔 무려 675명이 참여를 원했다. 이 중 시민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끄적끄적과 그림책 작가는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참여자 간 별도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등 혁신센터는 사랑방 역할에 충실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혁신센터는 청·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사회적 실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들을 위한 소통 공간 마련에 나선다. 내달까지 청·중장년 1인가구에게 혁신센터라는 공간을 제공, 서로가 서로에게 레시피를 공유하고 식생활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인가구에게 새로운 취미를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한편 심리상담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사랑방의 특징은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다. 혁신센터 역시 많은 이들이 찾아오며 자연스럽게 원도심 활성화의 원천이 됐다. 끄적끄적과 그림책 작가, 키즈 플레이를 통해 혁신센터가 위치한 원도심을 찾은 이들은 1000명에 달했고 나무로 젓가락 등을 직접 만드는 우드카빙, 옷 수선 등의 프로그램 참여자까지 합치면 2000명을 훌쩍 넘기는 시민이 대전시민 전용 사랑방을 통해 원도심을 훑었다. 여기에 지역 작가에겐 작품 전시의, 시민에겐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복도갤러리를 통해 많은 시민이 혁신센터라는 사랑방을 찾았다. 판화를 비롯해 사진, 캘리그라피, 수채화, 짚풀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2주 동안 돌아가며 전시됐는데 작가만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 앞에서 눈물을 훔친 시민도 있었다.
대전0시축제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원도심 보물찾기’도 혁신센터 작품이다. 보물찾기는 원도심의 숨은 가치를 알리고 경제 활성화를 돕고자 지역 예술가·상점과 함께 나무 명함 만들기, 0시 축제 성공 기원 서예 퍼포먼스 등 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 0시축제 당시 대전시가 참여자 중 1만 3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96% 만족도를 기록하며 연장 건의가 빗발쳤다. 혁신센터는 원도심 네트워크 형성 및 역사적 가치·매력 요소 발굴 지원했다고 평가하며 연말까지 운영을 연장했다. 많은 시민이 원도심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혁신센터의 대표 리빙랩을 통한 혁신적인 실험 프로젝트 선화보틀 프로젝트 AGAIN 역시 원도심 활성화를 상징하는 사업이다. 선화보틀 프로젝트 AGAIN은 지난해 혁신센터 우수 프로젝트였던 선화보틀 프로젝트의 시즌2다. 원도심 전용 공유형 텀블러인데 원도심 근처에서 영업 중인 카페를 대상으로 소비자에게 테이크아웃 텀블러 선화보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점차 일회용품을 줄여가는 일상을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시작의 경험을 제공했으며 올해 원도심뿐만 아니라 대전 전역 및 다른 지역으로 확대, 여러 시민이 일회용품 컵 낭비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상호 혁신센터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전의 새로운 로컬 브랜딩과 그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지역 가치 창출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도 발굴해 성과를 냈다. 대전의 다양한 브랜딩을 창출하고 생동감 있는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혁신센터를 시민의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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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일보 https://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2728